음주·교통
"사고 난 줄 몰랐어요" 접촉사고 뺑소니, 현장을 떠났다면 무조건 처벌될까(도주치상 특가법)
"정말 충격을 못 느꼈습니다. 억울한데 제 말을 믿어줄까요?"
"지금이라도 당장 찾아가서 합의하면 아무 문제 없어지나요?"
운전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에 경미한 긁힘이나 충격을 겪곤 합니다. 차 안에서는 음악 소리가 들리거나 라디오가 켜져 있을 수도 있고, 도로 상태가 고르지 않아 차체가 흔들렸을 수도 있습니다.
"살짝 쿵 했던 것 같긴 한데, 별일 아니겠지."
"상대방 차도 그냥 가길래 나도 가던 길을 갔을 뿐인데."
그렇게 현장을 벗어난 뒤 며칠이 지나 경찰서 교통조사계로부터 연락을 받으면 당혹스러움이 앞섭니다.
수화기 너머로 "도주치상 혐의로 고소장이 접수되었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대다수의 운전자는 얼어붙고 맙니다.
억울한 마음과 함께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오기 때문입니다. 변호사를 찾아오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바로 이 지점에서 극심한 불안을 호소합니다.
법원은 도주치상 특가법을 어떻게 판단할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제5조의3은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사상을 당했음에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한 접촉사고 뺑소니(운전자)를 가중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다음 기준을 바탕으로 죄립 여부를 엄격하게 따집니다.
1. 사고 인식 여부 (고의성) : 블랙박스 음성, 차량의 파손 정도, 충격 당시의 속도, 도로 상황 등을 종합하여 "운전자가 충격을 모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되면 고의성이 인정됩니다.
2. 피해자의 상해 여부 : 법적으로 '상해'는 단순한 뻐근함이나 며칠간의 통증을 넘어, 자연적으로 치유되기 어렵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진단서가 발급되었다 하더라도 실질적인 상해인지 여부는 별개로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3. 구호조치 의무 이행 여부: 차에서 내려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했는지, 인적 사항(연락처 등)을 제공했는지 여부입니다. 이처럼 법적 판단은 운전자의 기억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남아 있는 정황 자료들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변호사의 조력을 고민할 때도 이러한 법적 요건을 세밀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실제로 확인하고 확보해야 하는 자료
접촉사고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다면, 당황해서 피해자에게 무작정 연락하기보다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이러한 자료들은 시간이 지나면 삭제되거나 확보하기 어려워지므로, 연락을 받은 즉시 보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초기 자료를 제때 확보하기 위해 변호사와 상의하는 분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가 접촉사고 뺑소니 사건을 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결론을 미리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의뢰인이 "진짜 몰랐습니다"라고 말씀하시면, 그 말을 단순히 믿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왜 수사관은 이 말을 믿지 않는가'의 관점에서 사건을 역으로 추적합니다.
충격 당시 차 안의 소음 크기는 어땠는가?
의뢰인이 운전하던 차량의 서스펜션 상태나 도로의 방지턱 유무는 어땠는가?
피해 차량의 긁힘 자국이 과연 운전석에서 느껴질 만한 수준이었는가?
처음 상담을 오셨을 때 많은 분들이 정작 중요한 정황이나 정차 여부, 도로 환경 등의 세부 사실을 빼놓고 이야기하십니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의뢰인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듣고, 시간 순서대로 조각들을 다시 맞춰나갑니다. 대형 로펌에서 다양한 실무를 거치며 깨달은 것은, 결국 사건을 해결하는 단서는 조문이 아닌 '흩어져 있던 사실관계의 재구성'에 있다는 점입니다.
사건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거나 넘기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기록을 뜯어보고 현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변호사로서 수사기관이 지적하는 허점을 미리 파악하고 준비하는 것이 의뢰인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접촉사고 뺑소니 혐의로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지레 겁을 먹고 불필요한 합의를 시도하거나 감정적으로 억울함만 호소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서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법적으로 어떤 정황이 유리하고 불리한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도주치상 특가법 적용 여부는 한 끗 차이의 사실관계와 정황 증거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본인이 놓치고 있던 작은 사실 하나가 결과 전체를 바꾸기도 합니다.
억울하게 접촉사고 뺑소니 범죄자로 몰릴 위기에 처해 있거나, 출석 조사를 앞두고 사실관계 정리조차 막막한 상황이라면,
자신의 이야기를 끝까지 직접 듣고 사건의 흐름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다시 잡아줄 수 있는 변호사와 함께 상황을 정확하게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 조영준 변호사의 변호 철학입니다.
※ 조영준 변호사와 스친김에 스친하실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