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오시는 길

변호사 이야기

홈 변호사 이야기

변호사 이야기

나는 왜 ‘안 됩니다’라는 말을 쉽게 하지 않을까?

2026.09.05 · 조영준 변호사

"변호사님, 다른 데서는 안 된다는데요.. 진짜 답이 없는 건가요?"

의뢰인분들이 다른 변호사 사무실에서 가장 많이 듣고 오시는 말입니다. 제가 가장 하지 않으려고 하는 말이기도 하네요.

변호사들이 '안 된다'라고 말하는 진짜 이유는?

변호사들은 대체로 보수적입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죠. 안 된다고 말해두면 나중에 결과가 안 좋아도 책임질 일이 거의 없긴 하죠. 반대로 된다고 말해놓고 안 되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변호사의 몫이 됩니다. 그러니 "어렵습니다", "쉽지 않습니다"라는 말이 습관처럼 나오는 겁니다.

저는 이 말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합니다. 정말 안 되는 건지, 아니면 더 검토할 부분이 남아있는지.

Deal을 깨는 사람과 Deal을 만드는 사람

제가 생각하는 변호사는 Deal을 깨는 사람이 아니라 Deal을 만들어내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안 된다고 말하는 건 쉽습니다. 판례를 몇 개 찾아서 "이런 사례는 없습니다"라고 말하면 되는 거죠. 하지만 변호사는 의뢰인을 방어하는 사람입니다. 직접 부딪혀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먼저 단정하는 것이, 방어자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걸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이스피싱 전달책, 모두가 안 된다고 했던 사건

실제로 이런 태도가 결과로 이어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기소된 20대 초반 대학생의 사건이었습니다. 전달책은 통상 징역형이나 집행유예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변호사라면 "이 정도면 선방"이라고 말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의뢰인에게 고의가 없었다는 정황에 주목했습니다. 이력서를 내고 정식으로 연수를 받은 회사, 현금을 수거하러 갈 때 본인 명의 카드를 그대로 쓴 행적 등. 숨기려는 의도가 전혀 없는 사람의 행동이었습니다.

결과는 무죄.

시작도 안 해보고 "안 된다"라고 단정 지었다면 20대 초반의 학생으로서는 인생이 끝나는 일이었을 겁니다.

저는 의뢰인에게 필요한 건 딱 하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뢰인이 변호사를 찾아오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 당장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에게 "어쩔 수 없습니다"라는 말은 위로는 될 수 있겠지만 해결책은 아닙니다. 저 조영준 변호사는 안 되는 이유를 말하기보다, 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시간을 씁니다. 비록 그 과정이 답답하고 출구가 없어 보일 때도 있지만 그게 제가 변호사 일을 하는 방식이고 앞으로도 지켜갈 원칙입니다.

목록으로 블로그에서 보기 상담 신청